▲ 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원장 [미디어파인 전문칼럼] 여름방학도 없이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수험생들. 코로나19로 고3 학사 운영에 변화가 많은 데다 대학 수학능력시험 또한 12월로 연기되는 등, 이래저래 수험생들의 불안감이 가중되었다. 수능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중요한 시험을 망쳐버리는 건 아닌지, 책을 눈앞에 펼쳐놓고서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중요한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긴장과 스트레스를 겪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 긴장과 스트레스가 지나쳐 불안과 공포를 느낄 때이다. 특정 상황에 대한 과도한 긴장 또는 공포, 스트레스 등이 수험생에게 시험 공포증, 시험 불안증을 불러올 수 있다. 부모의 지나친 기대, 수능만큼은 꼭 잘 봐야 한다는 부담감, 혹시 실수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경쟁자와의 비교, 자기 노력이나 결과물에 대한 과소평가 등 여러 요인이 합쳐져 공포나 불안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부모의 지나친 기대와 과도한 경쟁심리가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친 불안증은 일종의 불안장애(anxiety disorder)로 볼 수 있다. 이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장애를 일으키는 정신질환에 속한다. 어려운 상황이나 위험에 직면하면 일종의 경고 신호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불안과 공포가 지나치면 오히려 상황에 대한 대처를 더 어렵게 하고, 정신적 고통은 물론 신체적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수능 스트레스, 시험 공포증으로 인해 수험생이 호소하는 신체 증상에는 두통, 불면증, 소화 등이 있다. 정신적으로도 답답하고 초조하며, 심장이 과도하게 두근거리거나, 사소한 일로 흥분, 분노를 느끼는 일이 많기도 한 반면, 무기력과 의욕 상실, 식욕부진, 현실 도피적인 행동 등을 보이기도 한다.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저하되고, 심각할 경우 우울증이 따라올 수도 있다. 만약 불안이나 걱정이 지나치고, 이로 인한 신체 증상이 학교생활이나 친구관계, 학업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할 정도라면 불안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지나친 불안과 공포가 불안장애로 굳어지거나 우울증을 동반하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야 한다. 수험생들이 느끼는 시험 공포증이나 불안감은 학습 능률에도 도움이 못 된다.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많은데 공부에 집중하는 것 같지는 않다’든가,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은데 막상 모의고사를 치르면 결과는 그저 그렇다’라든가 하는 부모들의 이야기만 봐도 그렇다. 공부는 하고 있는데,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원활하지 않고, 막상 시험 당일에는 너무 긴장해 실력 발휘도 못한다. 수험생 자녀가 수능시험에 대해 지나친 걱정이나 불안, 공포를 갖는 것에는 부모의 양육 태도가 원인인 경우도 있다. 자녀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압박, 잘하는 아이들과의 비교 등이 아이에게는 심리적인 부담,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부모는 자녀의 성적과 학업 성취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자녀가 해낼 수 있는 목표를 세워 그것을 성취하도록 이끌어야지, 아이 능력에 비해 너무 요원한 목표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실패를 반복하게 할 수 있다. 나만 시험에 공포, 불안을 느끼는 것이 아니며, 시험 성적은 내가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는다는 것 역시 일러준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적절한 휴식과 신체 활동, 고른 영양 섭취,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모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수험생이 갖는 불안장애가 사춘기 특성과 맞물려 방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감정 기복이 심하고, 분노나 반항적 태도 또는 욕설이 잦고, 반대로 지나치게 무기력하거나 이유 없이 두통을 호소하고, 하루 2~3시간도 못잘 만큼 불면증에 시달린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수학능력시험이 4개월도 남지 않았다. 수능 레이스를 건강히 완주할 때까지 자녀가 보내는 몸과 마음의 이상 신호를 잘 살펴보자. (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원장) <저작권자 © 미디어파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