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일단 정상적으로 성숙한 뇌가 후천적인 외상이나 질병 등 외인에 의하여 손상 또는 파괴되어 전반적으로 지능, 학습, 언어 등의 인지기능과 고등 정신기능이 떨어지는 복합적인 증상을 말합니다.
치매는 주로 노년기에 많이 생기며, 현재 심장병, 암, 뇌졸중에 이어 4대 주요 사인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신경 질환입니다.
치매, 건망증,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병
치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원인에 의한 뇌손상에 의해 기억력을 위시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포괄적인 용어입니다.
치매의 원인 질환으로는 80-90가지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3대 원인 질환은 ‘알쯔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그리고 ‘루이체 치매’입니다.
알쯔하이머병은 가장 흔히 발생되는 치매의 원인으로, 전체 원인의 약 50%를 차지합니다. 뇌졸중 후에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약 10-15%, 알쯔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가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약 15%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타 질병에 의한 치매로는 ‘픽병’, ‘크로이츠펠트-야콥 병’, ‘헌팅톤 병’, 그리고 ‘후천성 면역 결핍증에 의한 치매’ 등이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성 치매 및 뇌 손상 후의 치매도 있습니다.
수두증은 치료가 가능한 대표적인 치매입니다. 수두증이라는 것은 뇌의 가운데에 있는 뇌실 안에 뇌척수액이 고여 뇌실이 커진 것을 말합니다.
수두증에는 세 가지의 대표적인 증상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보행 장애로, 자세가 앞으로 구부정해지고 작은 보폭으로 발을 질질 끌며 넘어지는 일이 잦아집니다. 그 밖에 요실금과 치매가 나타나 기억력이 떨어지고 성격도 변하기도 합니다.
진단은 뇌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하여 뇌실이 커진 것을 확인하고, 30-50cc 정도의 다량의 뇌척수액을 허리에서 뽑아 준 뒤 증상의 개선이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수두증이 확인되면 뇌척수액이 머리에서 복막 쪽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관을 연결해 주는 수술을 합니다.
경막하혈종은 뇌를 싸고 있는 뇌막 중의 하나인 경막 밑으로 피가 서서히 고이는 것입니다. 노인의 혈관은 약하기 때문에 가벼운 외상에도 혈관이 손상되어 경막하혈종이 생길 수 있습니다.
증상은 수개월에 걸쳐 기억력이 떨어지고 경미한 반신마비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진단은 뇌촬영을 통해서 출혈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수술로써 고인 피를 제거해 주면 인지 장애나 신경학적 증상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습니다.
우울증으로도 치매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우울증에 의한 치매를 “가성 치매”라고도 합니다.
가성 치매는 전반적으로 반응이 느려지고 건망증이 심해지고 주의력과 추상력이 감퇴합니다. 이 경우에 우울증이 기억장애보다 먼저 나타나고, 더 이상 진행하지 않습니다. 우울증에 의한 치매는 알쯔하이머병이나 혈관성 치매 환자에서 보이는 기억장애에 비해서 경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항우울제에 의해 우울증이 좋아지면 기억 장애도 같이 좋아집니다.
치매증상은 약물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대부분이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으므로, 다양한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노인들은 약물의 부작용에 민감합니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정상 노인이 치매 증상을 보이거나 치매 노인에서 증세가 더 악화되는 경우는 많이 있습니다.
인지 장애를 일으키는 약은 항콜린계약물, 일부의 항고혈압약물, 항생제 및 항암제 등이 있습니다.
매독에 걸린 후 치료하지 않은 채로 수 년 내지 수십 년이 지나면 신경매독에 의한 치매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신경매독에 의한 치매에 걸리면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며 걷고, 다리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매독은 혈액검사와 뇌척수액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고, 항생제로 치료합니다. 초기에 치료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인지 기능이 개선되거나 증상의 진행이 정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뇌종양도 치매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뇌종양은 종양이 생기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경련발작을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 진단은 뇌 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여 내릴 수 있습니다. 뇌종양의 경우에도 종양제거 수술로 증상의 개선 또는 진행의 정지를 볼 수 있습니다.
목 부위에 위치한 갑상선은 인체의 대사작용을 촉진시키는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갑상선호르몬의 분비나 작용이 저하된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의 경우 치매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들은 동작이 느려질 뿐만 아니라 사고도 느려지고, 추상적 사고나 집중력에 장애가 오고 기억력이 떨어집니다. 진단은 혈중 갑상선호르몬 수치와 갑상선에 대한 자가면역항체 수치를 검사해서 내릴 수 있고, 갑상선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인지 장애가 회복됩니다.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빈혈, 말초신경병증, 척수병증, 시신경병증, 그리고 치매가 올 수 있습니다. 비타민 B12가 부족하면 손발이 저리고 다리에 힘이 없고 걸을 때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며 걷게 되며, 기억력이 감퇴하는 등의 인지 장애를 호소하고, 간혹 성격변화도 올 수 있습니다.
진단은 비타민 B12의 혈중치를 측정해서 내리고, 치료는 비타민 B12의 근육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엽산이 부족할 때에도 비타민 B12 결핍증과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진단은 엽산의 혈중치를 측정해서 내리고, 역시 엽산의 투여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내과적 질환에 의해 치매 증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에 고혈당으로 인하여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만성 간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간성 혼수로 인하여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또한 만성 신질환도 치매 증상을 보이기도 하고, 간질환이나 요독증에 의한 인지 장애는 수일 간격으로 또는 아침저녁으로 변동이 심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대다수가 한 가지 이상의 만성 질환을 가지고 있으므로, 내과적 질환의 악화로 인한 일시적 인지 장애가 흔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원인이 되는 질환을 치료함으로써 인지 장애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합니다.
혈관성 치매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에 의해 치매가 발생한 경우입니다. 지속적으로 조금씩 진행하는 알쯔하이머병과는 달리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을 예방하면 더 이상의 진행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혈관성 치매를 치료 가능한 치매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과 함께 가장 흔한 치매의 원인 질환입니다.
뇌혈관 질환은 크게 뇌출혈과 뇌경색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두 질환 모두 치매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는 다른 치매와 마찬가지로 나이가 듦에 따라 증가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치매보다 보행장애, 연하 곤란, 사지 마비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많고, 고혈압, 당뇨병 등의 성인병이 같이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생활상의 주의가 더 필요합니다. 혈관성 치매는 꾸준한 약물 치료와 운동 및 식이 관리가 중요합니다. 담배는 뇌졸중의 중요인자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허혈성 뇌손상을 일으키기가 쉬우므로 반드시 담배는 끊도록 합니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은 환자는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피하여야 합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에도 혈액이 농축되어 혈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되도록 과도한 운동이나 사우나는 피하고 탈수를 방지하도록 음료수를 많이 마시도록 합니다. 또, 따뜻한 곳에서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갈 때에 혈관이 수축하여 뇌경색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추운 날에는 외출을 삼가도록 합니다. 혈관성 치매 환자들은 중심잡기가 힘들어 자주 쓰러지므로 외상을 입기 쉽습니다. 따라서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합니다. 특히 비탈길을 오르다가 넘어져 다치기 쉬우므로 운동할 때에는 평지 걷기를 권장합니다. 또한 삼킬 때에 사래가 자주 걸리므로 흡인성 폐렴에도 걸리기 쉽습니다.
혈관성 치매 환자들은 증상이 갑자기 나빠지면 뇌경색, 뇌출혈의 재발 가능성을 의심하여야 합니다. 갑자기 인지기능이 나빠진 경우에도 뇌출혈이나 뇌경색이 재발되었을 수 있으므로 바로 병원을 찾도록 합니다.
경련성 질환은 보통 팔 다리가 뻣뻣해지고 뒤틀리면서 의식소실로 이어지는 증상으로 나타나지만, 운동증상이나 의식장애 없이 기억장애 또는 치매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Alzheimer disease)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50-80%에서 원인이 됩니다. 국내 유병률에 대한 자세한 자료는 없지만 국내에 약 30만 명 정도의 치매환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고, 이 중 약 50% 정도인 15만 명 정도의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대뇌 피질세포의 점진적인 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기억력과 언어 기능의 장애를 초래할 뿐 아니라 판단력과 방향 감각이 상실되고 성격도 변화되어 결국 자신 스스로를 돌보는 능력이 상실되는 병입니다.
1907년에 독일인 의사인 Alois Alzheimer가 61세 여자환자의 병력 및 병리 소견을 발표한 것이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최초의 기록입니다. 이 환자는 기억력과 지남력이 손상되어 있었고, 피해망상과 언어장애를 보였습니다. 증상은 점점 나빠져서 입원한 지 4년 만에 사망하였습니다. 부검 결과 뇌는 외견상 심하게 위축되어 있었고, 현미경 하에서 피질 세포 수가 현저히 줄어들어 있었으며, 세포 안에 신경섬유 농축체가 있고 신경 세포 밖에는 신경반이 형성되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대뇌 전반에 걸쳐 발견되었습니다. 이상의 임상 양상과 병리 소견은 지금도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소견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알쯔하이머병의 중요한 위험인자는 나이, 유전인자, 아포지단백 E형 유전자, 여성, 낮은 교육 수준, 뇌 외상 그리고 심근경색 등입니다.
이 중 나이는 알쯔하이머병의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많은 연구에서 나이가 들면서 알쯔하이머병의 유병률이 확연하게 증가한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나이에 따라 매 5년 사이에 두 배 정도 유병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90세 이상의 나이에서도 알쯔하이머병의 유병률이 계속 증가하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유전적 요인도 알쯔하이머병의 발병에 중요하지만, 여러가지 유전적 요인 등의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고, 과연 이러한 유전적 요인이 모든 알쯔하이머병 환자들에게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알쯔하이머병 환자의 일부는 부모로부터 유전형질을 물려받아서 발생하는 가족형 알쯔하이머병으로, 이 경우에는 더 일찍 발병하고, 전체 알쯔하이머병의 약 5%를 차지합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다양한 영역에서 인지 기능 장애를 보입니다. 증상은 서서히 시작되고 진행하기 때문에 정확히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되었는지, 일상생활의 장애는 언제부터 있었는지 그 시점을 정확하게 말하기 힘듭니다.
기억장애는 가장 처음에, 그리고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초기에는 사람이나 사물의 이름을 잘 기억하지 못하거나, 최근에 나누었던 대화의 내용이나 최근에 있었던 일의 내용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하는 등 기억장애가 시작됩니다. 이때 옛날 기억은 비교적 잘 유지됩니다. 그러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옛날 기억도 점차 장애를 보입니다. 대화 중에 말하고자 하는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지 않거나 방금 전에 한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장애는 흔하게 나타나지만, 일반적인 언어장애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병이 진행됨에 따라 상대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말수가 줄어들게 되며, 결국에는 말을 전혀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합니다.
공간지각장애도 발생합니다. 엉뚱한 곳에 물건을 놓아두거나, 놓아둔 물건을 찾지 못합니다. 또, 잘 알던 길에서 길을 잃거나 오랫동안 살아온 집을 못 찾기도 합니다. 그리고 복잡한 그림을 따라 그리지 못하고, 운전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계산장애와 실행증, 실인증은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실행증으로 인해 평소에 사용하던 물건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옷 입기 등의 기본적인 일상생활의 장애를 보입니다. 실인증은 알쯔하이머병의 중-후기부터 나타나는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잘 알아보지 못하게 되고 심해지면 가족과 배우자도 알아보지 못하게 됩니다.
병이 진행되어서 뇌의 전두엽을 침범하게 되면 문제 해결, 추상적 사고, 결정 내리기가 힘들어 지고 판단력이 떨어집니다. 즉, 여행, 사교 모임, 주식 투자, 사업 같은 일들을 수행하기 힘들어집니다.
병의 초기에는 주로 기억 장애를 중심으로 하는 인지 기능 장애는 있고 전두엽의 기능 장애는 심하지 않기 때문에, 사회활동이나 일상적인 생활은 그런대로 유지할 수 있다가 병이 진행되면서 인지 기능 장애가 더 심해지고 범위가 넓어져서 사회활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더 진행하면 일상생활의 간단한 일조차도 혼자 해내기 힘들어집니다.
행동 심리증상도 알츠하이머병의 매우 중요한 증상입니다. 알츠하이머 병의 주된 증상은 인지 기능 장애이지만, 실제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는 이유는 행동 심리 증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증상은 크게 이상 행동과 이상 심리 증상으로 나뉩니다.
이상 행동은 공격적으로 변하고 의미 없이 주변을 배회하고, 부적절한 성적 행동을 하고 보호자를 쫓아다니거나 소리 지르기, 악담, 불면증, 과식증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이상 심리 증상은 불안, 초조, 우울증, 환각, 망상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초기 치매에서도 우울, 낙담, 무감동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증상은 중기 이후에 많이 나타납니다.
각각의 증상을 보면 무감동, 무관심은 경증의 경우 10-15% 정도에서 나타나고, 말기의 경우에는 50%에서 나타납니다. 우울증도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매우 흔히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그리고 망상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40%에서 병의 과정 중에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망상의 증상은 주로 도둑이 들었다거나 누가 물건을 훔쳐가려 한다든지 배우자를 의심하는 형태가 흔하며, TV에 나오는 사람과 대화하려 하거나 거울에 비친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고 말을 거는 등의 형태로도 나타납니다. 환각은 경증의 경우에는 5-10% 정도에서 나타나고, 병이 진행되면 빈도가 증가하지만 망상처럼 흔하지는 않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행동 심리적인 문제 중에서 초조, 불안, 배회, 수면 장애, 공격성 등은 가족과 간병인에게 큰 짐이 됩니다. 따라서 환자를 입원시키게 되는 중요한 심리 증상과 달리 행동 증상은 치매의 정도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공격성의 증가는 20-50%의 환자에서 나타나며, 여러 가지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원인이 됩니다. 공격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인자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는 않으며 우울과 낙담이 공격성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인지 기능 장애는 종국에는 환자들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앗아갑니다. 중등도의 치매로 진행이 되면 시장보기, 돈 관리하기, 집안일 하기, 음식 준비하기 등의 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중증으로 진행되면 용변 보기, 옷 입기, 목욕하기 등의 기본적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됨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들이 더욱 악화되어 결국 대화가 불가능해지고 자신을 돌보기 힘든 상태가 됩니다. 치매 말기에 치매환자의 주요 사망원인으로는 흡인성 폐렴*, 요로 감염, 패혈증과 폐색전증이 있습니다.
비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에는 다음과 같은 유형이 있습니다.
질병 초기에 기억 장애 외에 시각장애가 두드러지는 경우
초기에 기억장애 외에 시공간 장애가 심한 경우
언어장애가 두드러지는 경우
실행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
발병 초기부터 기억력의 저하뿐 아니라 전두엽 기능의 저하가 두드러지게 나타난 경우
이러한 비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치매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여러가지 퇴행성 뇌질환과 감별하기 어렵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성별과 교육정도가 경과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발병시기가 이를수록 악화 속도가 빠르다고 합니다. 알츠하이머 병 환자에서 경직 등과 같은 파킨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러한 파킨슨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악화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에 동반된 여러 행동 심리 증상도 인지기능의 악화 속도에 영향을 주는데, 특히 정신 이상 증상이 있을 때에 알츠하이머병의 악화 속도가 더 빠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외에도 심혈관 질환, 알코올 남용, 체중 감소, 요양기관 입원, 발병 초기의 언어능력 상실 정도, 전두엽 기능 장애 등도 증상을 나쁘게 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포 지단백(apolipoprotien) E4 유전 형질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률을 높일 뿐 아니라 병의 발병 시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일부에서는 밀접한 관계가 없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영향은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210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이전의 연구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복용한 군에서 인지 기능 저하가 느리다는 하였으나, 최근의 다른 연구에 의하면 큰 효과가 없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또 여성호르몬 보충 요법에 관해서도 인지기능을 호전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최근의 결과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였고, 오히려 치매의 유병률이 높아진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이 발병하고부터 장기 요양기관 입원이 필요하게 되기까지의 기간은 가족들에게 매우 중요한 관심사이지만 실제로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초조, 배회, 공격성 등과 같은 이상 행동은 환자를 입원시키게 되는 중요한 이유이고, 그 밖에도 사회 복지 환경, 경제적 사정 역시 환자가 입원을 하는데 영향을 줍니다.
Knopman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12%가 1년 후에 전문 요양시설(너싱홈)을 이용하게 되고, 35%는 2년 후에 이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경우에는 1년 후에 39%, 2년 후에 62%가 전문 요양시설을 이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주된 입원 사유는 대소변 실금, 초조감, 보행 장애, 배회, 과행동증, 야간 행동 장애 등입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된 이후 전문 요양 기관에 입원하게 되기까지의 기간은 평균 3.1년이었고, 독신환자의 경우는 2.1년으로 더 짧았다고 합니다. 결혼 여부도 요양 기관 입원까지의 기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증상이 나타난 이후의 생존 기간에 관한 연구 결과 역시 다양합니다. 보고에 따라 2-20년에 이르고 평균 생존 기간은 10.3년 정도이나, 임상적으로 관찰되는 수명은 이보다 짧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생존 기간을 짧게 하는 요인들은 영양 결핍, 탈수, 감염 등이 있습니다. 환자의 나이, 성별, 질병의 중증도도 영향을 줍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남자 환자가 더 생존기간이 짧다고 하며, 생존기간과 인지 기능의 감소 속도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교육 정도, 동반 질환, 아포지단백의 유전형, 이상행동 및 심리 증상, 체중 등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나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인 노인군과 비교하였을 때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암과 뇌졸중,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은 오히려 낮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매는 그 자체가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한 뇌손상에 의해 기억력을 위시한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즉, 치매는 다발성 인지 장애와 일상생활 능력 장애의 결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다발성 인지 기능 장애는 기억장애, 언어 장애, 시공간 능력 장애, 성격 및 감정의 장애, 전두엽 기능 장애 중 3개 이상으로 정의하는데, DSM-IV에 따르면 기억 장애와 다른 인지 장애가 하나 이상 있는 경우를 치매로 정의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기준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그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DSM-IV와 NINCDS-ADRDA기준입니다.
DSM-IV에 따르면 다른 원인이 없으며, 증상이 서서히 발생하여 지속적으로 악화되어야 치매로 진단합니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에만 한정된 특별한 진단 의학적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 결과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기준에 맞는 경우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병력 청취를 통하여 여러 인지기능 영역에서 발병 이전의 상태와 비교하여 악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어야 알쯔하이머병으로 진단합니다. 알쯔하이머병의 의식수준은 말기까지도 정상적으로 유지되므로 의식이 명료하지 않으면 알쯔하이머병으로 진단할 수 없습니다.
신경학적 검진은 정신상태검사와 신경학적 진찰을 시행합니다. 정신 상태 확인을 위한 검사는 주의력, 지남력, 기억력, 언어 기능, 실행력, 시공간 지가 및 구성 능력, 계산능력, 판단력의 검사를 시행하며, MMSE 등으로 선별하기도 합니다. 정신상태 검사를 해석할 때는 나이, 교육 수준, 언어 능력 등의 요인을 고려합니다. 정신상태 및 신경 심리 검사는 알쯔하이머병을 진단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며 치매 유무를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신경학적 진찰은 알쯔하이머병의 유무에 실질적인 진단적 가치가 있다기보다는 치매의 다른 원인의 가능성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치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병력과 신경학적 진찰, 신경 심리 검사 등을 종합한 의사의 임상적 판단입니다.
진단 의학적 검사의 목적은 치매가 알쯔하이머병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생긴 것이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검사는 “치료가 가능한 치매”인지를 확인하는 데에 초점이 있습니다.
혈액검사, 생화학적 검사, 갑상선 기능검사, 비타민 B12 농도 검사와 MRI(자기공명 검사), 뇌파 검사 등을 하게 되며, 필요에 따라 ESR 검사, 단순 방사선 촬영, 소변 검사, 독성학적 검사, 중금속 검사, HIV(후천성 면역 결핍증 바이러스)검사, 매독 항체 검사, 뇌척수액 검사, PET, SPECT등이 포함될 수도 있습니다.
생물학적 지표 역시 알쯔하이머병의 진단에 특징적인 검사는 아닙니다. 노인반의 중요 성분인 Aβ1-42와 신경섬유 농축체의 중요한 요소인 타우 단백질이 뇌척수액에서 측정될 수 있어서 알쯔하이머병의 진단 도구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치매의 치료는 현재까지는 완전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약물 치료제의 개발로 고혈압, 당뇨병 처럼 치료가 가능한 질환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치매 치료의 원칙은 대부분의 치매가 만성적으로 진행되는 뇌의 질병이기 때문에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의 목표 및 방향도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유지시키는 것입니다.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치매의 비약물적인 치료는 환경 치료, 지지적 정신치료, 행동치료, 특히 회상치료를 통한 인지치료 및 다양한 재활훈련 치료 등이 있습니다. 비약물 치료는 물론 인지기능의 회복에도 도움을 주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행동 정신 이상의 치료에 중점을 둡니다.
치매의 비약물 치료방안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알쯔하이머병이 진행되면 뇌 속에서 여러 가지 신경전달 물질의 변화가 일어나는데, 그중에서도 인지기능과 가장 관계가 깊은 물질이 바로 아세틸콜린입니다. 따라서 치매 치료에는 아세틸콜린의 양을 증가시키는 약제들이 가장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는 초기 및 중기의 알쯔하이머병 환자의 25-40%의 범위에서 인지기능의 호전을 보였으나, 고도 치매의 경우는 치료 효과가 떨어집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인지기능이나 행동 증상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뇌신경세포 보호 작용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약물을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효과와 안전성입니다. 공통적인 부작용으로는 오심, 설사, 식욕 감퇴, 근육 경련 및 수면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초기에 주로 나타납니다.
염산메만틴은 알쯔하이머병의 후기 단계에서 쓸 수 있는 약으로, 단독으로 쓰거나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억제제와 함께 씁니다. 하지만 이 약이 초기 알쯔하이머병의 치료제로도 사용할 수 있는지는 임상자료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아세틸-L-카르니틴은 니세틸(Nicetile), Branigan, Branigen, Alcar, Neuroactil의 상품명으로 이탈리아, 한국, 남미 4개 국가에서 알쯔하이머병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고된 문헌상으로는 아세틸-L-카르니틴의 알쯔하이머병 치료 효과를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고, 하루 3g을 투여한다고 해도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이론적으로는 항산화제가 알쯔하이머병의 치료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근거 있게 수용되고 있습니다. 한 임상연구에서 비타민 E가 알쯔하이머병의 악화를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음을 밝히고 있는데, 지속적인 사용으로 적어도 2년간은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의 임상연구 결과를 근거로 알쯔하이머병의 치료에 항산화제 사용을 권장할 수는 없으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입니다.
은행잎 추출물은 수천 년 동안 알쯔하이머병의 치료약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약용으로 사용되는 은행잎 추출물은 건조된 은행잎에서 제조되며,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근래에 분자생물학 및 유전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알쯔하이머병의 병태생리 및 발병기전과 관련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점점 근원적 치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치매를 예방하기 위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사람에서 두뇌의 기능은 여러 측면으로 나뉠 수 있는데, 크게 운동-감각계, 자율 신경계, 인지 기능(생각과 감정) 등으로 구분이 됩니다. 이 중 인지 기능은 다시 정서적 기능, 지적 활동 기능, 사회적 기능의 세 부분으로 나뉩니다.
노인이 되면서 인지 기능은 각각 고유한 변화를 겪습니다. 우울해지기 쉽다거나(노인성 우울증), 소심하고 불안해지며, 쉽게 짜증을 내고 노여워지는 것은 정서적 기능의 변화입니다. 전보다 지적인 활동을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며 복잡한 상황에서 판단력이 떨어지고 숫자 계산이 잘 안 되거나 단어가 잘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은 지적 활동과 관련된 노화입니다. 고집이 세지고, 지나칠 정도로 조심스러워 하거나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줄어드는 것은 사회적 기능의 감퇴에 의한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지적 기능이 떨어지는 것과 알쯔하이머병이 구분된 것은 약 100여 년 전의 일입니다. 여러 영역에 걸쳐 인지 기능의 저하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수행 능력이 명백하게 떨어져 있는 것을 치매라고 봅니다.
경도 인지기능 장애는 정상노화에서 알쯔하이머병으로 진행하는 과정 사이에 놓여 있는 단계로, 정상 노화와는 구별되는 병적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경도 인지 장애는 치매의 전 단계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임상적으로 알쯔하이머병은 현재 진단 기준이 마련되어 있고, 이 진단 기준에 따라 치매 환자를 진단하였을 때, 대부분 환자들의 뇌 조직학적인 형태가 알쯔하이머병에 합당하고, 기능적인 뇌영상 검사를 시행하면 측두엽과 두정엽에 혈류나 대사가 떨어지는 알쯔하이머병에 합당한 소견을 보인다고 이미 밝혀져 있습니다. 그러나 임상적으로 기억력의 저하를 동반한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 인지 장애는 아직까지는 그 진단 기준이 모호합니다.
현재 주로 쓰이는 경도 인지 장애의 진단 기준은 Petersen 등이 제시한 기준이며, 다음의 5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경우로 하고 있습니다.
기억장애, 특히 언어성 삽화 기억이나 지연 회상이 가장 중요한 소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 노인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억력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이나 판단력 등의 알쯔하이머병의 전환을 더 잘 예측한다는 보고들도 있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언어 능력이나 시공간 지각력의 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군에서 더 잘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집에서 돌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치매환자의 보호자들 역시 우울증이나 신체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
치매환자의 보호자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행동 문제입니다. 치매 환자들은 옷을 입거나, 목욕하기, 식사 등을 스스로 하기 힘들고, 도움을 받아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집니다.
다음은 미국의 Natioanl Institute on Aging에서 권유하는 알쯔하이머병 보호자를 위한 안내서에 실려 있는 내용입니다.
병이 진행됨에 따라 알쯔하이머병 환자의 대부분이 변비, 요실금 등으로 고생한다. 변비는 치매 때문일 수도 있지만 다른 원인 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상의하도록 한다.
환각과 망상이 신체적인 질환 때문일 수 있다.
환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간호의 중요한 부분이다. 알쯔하이머병 환자들 중 일부는 주위를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을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면 판단력이 떨어지므로 운전은 위험할 수 있다.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에 대하여 환자가 화를 낼 수 있지만 안전이 우선되어야 한다.
정기적인 병원 방문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