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불면증을 경험한 비율이
73.4%나 되었다고 한다. 성인 10명 중 7~8명은 불면증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렇게 흔한 불면증,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언제일까?
스트레스, 해외여행으로 인한 시차, 질병 등으로 누구나 불면증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구체적 원인이 없어도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매우 많다. 특히 수면 습관이 불규칙한 사람은 환경 변화나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쉽게 불면증이 악화된다.
게다가 잠을 못자면 어떡하나, 걱정하다 보니 불안이 더 가중되어 점점 더 증세가 심해진다”고 말한다.
불면증은 원인이 분명하지 않는 경우도 흔하지만 통증, 두통, 호흡 곤란 등 질환이 있는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 스테로이드제, 항우울제, 교감신경 차단제 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에너지 음료 등 각성제를 상용하는 경우, 그리고 지나치게 술을 많이 마신 경우에도 불면증이 찾아올 수 있다.
수면장애 중 하나인 불면증에는 잠들기 어려운 ‘입면장애’와 잠을 자는 중에 자주 깨거나 일찍 잠에서 깨는 ‘수면유지장애’가 있다.
불면증으로 충분한 수면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낮 동안 졸음, 피로, 의욕 상실 등이 생길 수 있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만약 1개월 이상 잠들기 어렵거나 잠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
불면이 장기화될 경우 삶의 질을 떨어지는 것은 물론 우울이나 불안, 소화기 질환, 두통과 같은 다른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불면증과 구별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코골이가 심한 수면무호흡증, 수면 직전이나 수면 중 다리가 불편한 하지불안증후군,
그리고 수면 중 이상 행동이 있다. 이런 경우 전형적 불면증과 구별이 필요하고 치료도 다르다. 불면증이나 수면중 보이는 이상행동 등이
최소 한 달 이상 지속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불면증을 진단할 때 수면일지를 통해 자신의 수면 습관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면일지에는 잠드는 데 걸리는 시간/
침대에서 보낸 전체 시간 / 잠에서 깨는 횟수 / 순수 총 수면 시간 / 기상 시간 / 낮잠 시간 등을 기록한다. 이로 인해 불규칙하고
잘못된 수면 습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코골이나 심한 잠버릇 등 수면 중 이상 행동을 보이는지, 복용 약물도 꼼꼼하게 기록한다.
이러한 기록 외에 수면의 자세한 경과를 보는 데에는 수면다원검사가 매우 유용하다.
불면증을 치료할 때 관절염, 하지불안증후군, 전립선비대증 등 원인 질환이 있다면 해당 질환을 먼저 치료한다. 물론 불면증을
야기하는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건강 문제도 치료가 필요하다. 이후에도 불면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우선은 비약물
요법을 추천한다. 숙면을 위해 환경을 개선하고 긴장을 풀기 위한 이완요법을 적용한다. 수면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잡념이
수면을 방해한다면 인지행동요법을 실시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반응이 없다면 이때 수면제 등 약물을 처방할 수 있다.
수면제의 처방은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을 따라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가급적 6개월 이내 단기 처방을 권고한다.
수면제는 소량, 단기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수면제는 경우에 따라 어지러움증, 수면 중 이상 행동, 폭식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음주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어르신들은 수면제 효과가 낮까지 이어져 낙상을 초래하기도 한다. 반드시 전문가 평가에 따라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하며, 임의로 복용량이나 복용 시간, 복용 횟수를 조절해서는 절대 안 된다.
숙면을 위한 수면 위생 지침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낮잠은 피하도록 한다. 낮잠은 밤중 숙면 시간을 빼앗는다. 둘째, 수면 시간 외에는
침대에 눕지 않는다. 침대에 누웠는데도 30분 이상 잠이 오지 않는다면 일어나 가벼운 활동으로 이완하면서 잠이 다시 올 때까지 기다린다.
이때 시계를 보지 않고 대략적인 감으로 30분을 계산한다. 셋째, 휴일에도 규칙적 수면 시간을 유지한다. 넷째, 수면을 방해하는 담배,
커피, 홍차, 콜라, 술, 에너지음료 등은 삼간다. 몸을 이완하기 위한 따뜻한 음료나 우유 등은 때로 유익하다. 다섯째,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되,
늦은 밤 운동은 피한다. 잠들기 전 열기가 높으면 쉽게 잠들기 어렵다. 규칙적인 수면 시간을 위해 기상 시간은 일정하게 유지한다.
잠드는 시간은 조절하기가 쉽지 않지만 일어나는 시간은 자명종 등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일정한 기상 시간이 일정한 입면 시간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원주 좋은마음정신건강의학과 권의정 대표원장